누군가... 얼어 붙은 땅을 날카로운 도구로 파요 아픔이 있는 땅이 부셔지네요 씨앗을 뿌리기전 행동이예요 좋은 씨앗을 받을 준비를 합니다 차디찬 아픔을 간직한 내마음에 누군가 호미질하네요 너무 견고합니다 호미 자루 부러졌네요 조금만 더 힘을 내어 주세요 쟁기랑 곡괭이를 빌려 드릴까요 등이 보이는 당신이 야속합니다 시습작 2024.10.18
나무 그루터기 나무 그루터기 아리가 쉬 한 곳 그곳은 언제나 아리의 쉼터다 오늘도 다리를 끄덕. 가려다 보니 섞어 가고 있네. 베일땐 아팠을테고 계절이 몇번 바뀌면서 울음덩이도 내 놓았겠지 누굴 원망했을테고 체념하면서 이젠 내려 놓았을 것이다 아리의 한 행동도 섞여 있을 것이다 그저 아파 우는나무에게 조금 보탰을 뿐이라고 이제 나무가 섞는 이유를 알겠다.. 조용히 난 산을 내려 온다.. 시습작 2023.11.20
잘난척 중견급 태풍이 지나 갔다. 뒤산의 키큰 나무 목이 부러 졌네 그렇게 쭈뼛쭈뼛 혼자 폼을 내더니 저 약한 비바람에도 못 견디고.. 살아 오면서 나도 저런 사람을 본 적이 있다 시습작 2023.08.26
선한 사람 그저 일 끝내고 소주나 한 잔 하고픈 사람들입니다.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 가는 삶이 아니라 옆으로 앞으로 게걸음 걸으며 가는 사람들입니다. 자기만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 주변에서 서성거리며 약을 달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난 그런 사람을 봅니다.... 시습작 2023.08.11
20230421금셋금회 셋금 벌들이 들꽃을 애닮어 한다. 들꽃 활짝 피어 세상을 동경하니 내벗들이 들풀처럼 힘들어 하네 꿀벌들은 꿀단지를 가득채웠지만 어딘가 허전해 너무 꿀을 빼 왔는지 들꽃들은 힘겨워 하네. 들꽃 아지매들...들풀 아자씨 좀 챙겨 줘요.저러다 들풀아자씨벌님들 병 나겠다. 나의 들꽃은 이미 저 하늘로 떠났지만. 친구들풀벌들 화이팅..... 시습작 2023.04.21
춘수 ㅡ손무닉 춘수가 왔데이 이 겨울 실겅대는 찬바람 속으로 앞집의 춘수가 왔는갑다 뒤숭숭한 마음이 아직 얼얼한데 뒷집 할배는 춘수의 기침을 하고 앞 개울의 춘수는 시리고 아프다. 시습작 2022.12.27
나의 처마 나의 처마 중후 손무닉 처마 아래 떨어진 울보새 한마리 화단에 묻어 주었다. 누가 울고 갔는지 사방이 고요하다 겨우내 눈 시리도록 함박눈은 내려 애끓게 토닥이는 소리에 잠 설치는데 새가 우는 소리 아득히 들리고 내일 아침엔 새의 눈을 가진 새싹 하나 피어 날거야.. 난 처마아래 늘 서성이며 까울새 소리 듣는다. 시습작 2022.12.23
봄 ㅡ윤동주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돌. 돌. 시내 가까운 언덕에진달래.개나리. 노란 배추꽃삼동을 참아온 나는풀포기처럼 피어난다.즐거운 종달새야어느 이랑에서나 즐거웁게 솟쳐라.푸르른 하늘은아른아른 높기도 한데.... 시습작 2022.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