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깊은 개울, 미꾸라지 퉁가리 갈겨니 동사리 버들치 피라미천렵꾼 손에 잡혀 펄떡이는 물고기들, 어우러져 매운탕 냄비에 담기고붉은 양념 풀어 보글보글 끓여내도웬지 허전한 맛, 깊은 맛이 우러나지 않는다가진 것 다 내어주어 몸뚱이는 흐물흐물붉은 국물 속에 형체 없이 흩어진 물고기들모든 것은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무상의 도리를 깨닫는 순간가슴속에 피어오르는 아련한 그리움애써 잡아 올린 물고기들의 푸른 생명력끓는 냄비 속에서 붉게 타오르다 재가 되어 흩어지고빈 그릇에 남은 것은 알싸한 산초 향뿐덧없는 세상사, 흐르는 강물처럼 덧없이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