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습작

피난

은하잡초까울새 2015. 10. 10. 14:36

갑작스런 소나기가 지붕을 두드리네
놀란 참새 한마리 빗물 한 웅큼 부여 안고
가게 안으로 날아 들었네
가게장 꼭지에 놀란 가슴 슬어 내리며 앉아 있네
고개를 연신 갸우뚱 거리며 내려다 보고 있네
작대기로 가로로 내 저으니 새가슴 토닥이며
유리벽에 부딯혀 고꾸라 지네

길거리는 깜깜해져 오고
갈길잃은 새는 문가로는 가지 않네
공포가 밀려와 푸드덕이며 구석을 찿네
작대기를 거두니 길어진 목 힘주어 오그리고
갸우뚱 갸우뚱 응시하네

아침에 문을 열고 보니
어제 놓아둔 과자 부스러기는 없어지고
푸드덕 푸드덕 날개펴 인사를 하네
문을 크게 열어 놓으니
짹 하면서 날아 가네
소나기는 그치고 맑은 햇살이 눈 부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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